복막암과 복막전이암의 치료

복막암 환자를 보면 반갑다. 삶의 희망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치료가 아주 힘든 복막암과 복막전이암 환자들은 삶의 의지가 거의 없다. 치료가 힘들다고 생각한다. 인터넷을 보고, 유튜브를 찾아봐도 뚜렷한 치료방법을 찾기 어렵다. 이렇게 삶의 의지가 꺾인 환자들이 복막암이 줄어드는 것을 확인하면 얼굴이 밝아진다. 무표정한 얼굴에 생기가 돈다.

치료가 잘 되는 복막암

오늘 내원한 60대 후반의 환자 분도 얼굴 표정이 확 달라지신 분이다. 동생이 몇 달 동안 권유를 해 진료예약을 했다가 두 번이나 취소를 했었다. 대장암이 간과 자궁에 전이된 것은 물론이고 복막에도 전이되었다. 병원에서도 특별한 치료방법을 제시해 주지 않아서 거의 포기를 했다고 한다. 배위에 여기저기 주먹 크기의 암덩어리가 솟아 올라와 있는 걸 보면서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을 했단다.

이 생각이 바뀐 것은 2주 정도 치료했을 때이다. 동생이 매일 두 시간 넘게 걸리는 거리를 운전해주었다. 배위에 만져지던 종양이 눈 녹듯이 줄어드는 것을 본 후에 얼굴 표정이 밝아졌다. 1달 반 정도 치료를 한 후에는 손으로 만져지는 암덩어리는 없었다. 이후엔 가족들과 의논해 간, 자궁 등의 암 치료를 위해서 항암치료를 시작했다. 항암제의 후유증 때문에 힘들어 하시지만 지금도 먼 길에도 3주에 4~5회 오시고 있다.

복막암의 수술과 항암요법

복막전이암 환자들이 낙담하는 이유는 치료가 어렵기 때문이다. 복막암의 특성상 수술 항암 방사선 등의 치료효과가 아주 제한적이다.

먼저 복막암은 수술을 하기 어렵다. 복막은 위나 대장 소장 등 내장기 전체를 둘러싸고 있는 아주 넓은 조직이어서 암세포가 많은 곳에 전이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게다가 굴곡이 심한 내장기의 특성상 복막 구석구석에 숨어 있는 1cm 이하의 암세포는 찾아내기 힘들다. 얇은 복막에 붙어있는 수많은 암세포를 복막의 손상 없이 전부 떼어 내기는 어렵다.

항암도 마찬가지이다. 복막전이암에 효과가 아주 제한적이다. 항암제는 혈관을 통해 전달된다. 일반적으로 암세포는 대사활동이 많아 다른 세포보다 혈액이 더 공급된다. 혈관으로 항암제를 공급하면 암세포에 잘 전달되는 이유이다. 그런데 복막에는 혈액이 도달하기 어렵다. 복막과 혈관 사이에 혈액이 전달되는 것을 방해하는 벽(Plasma Peritoneal Barrier)이 있기 때문이다. 항암제를 혈관에 쏟아 부어도 복막내의 암세포에 전달되는 항암제는 제한적이라는 이야기다. 그래서 복막에 전이를 일으킨 원발암을 치료하기 위해 항암제를 써도 복막암을 제어하기 어렵다. 복막암은 별 타격을 받지 않고 계속 자라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복막전이암과 뜸치료

이렇게 수술이나 항암제의 효과가 제한적인 복막의 암세포를 잘 줄이는 방법은 바로 뜸치료이다. 뜸법에는 직접구와 간접구, 간접구에는 격강구, 링뜸 등 여러가지가 있는데 복막암에 효과를 보이는 암은 바로 한뜸요법이다.

암세포가 고열에 약하다는 것은 이미 검증이 된 사실이다. 대학병원이나 요양병원 등에서 사용하는 고주파 온열 치료기도 종양에 42도 전후의 열을 가하는 방식이고 암세포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일부 병원에서 시술하는 ‘복강내 온열항암요법(HIPEC)’도 고온의 항암제를 복강 내에 투여하는 이유가 바로 고온에 약한 암세포의 특성 때문이다.

한뜸요법은 등이나 배에 2시간 정도 뜸을 뜨는 방식이다. 생강을 먼저 3cm 쌓고, 쑥을 천천히 태우며 온도를 조절한다. 뱃속의 온도가 42도 정도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물론 피부민감도나 환자의 원래 복강 온도에 따라 뜸을 뜨는 강도는 달라지지만 2시간가량 열로 암세포를 괴롭히는 것은 다르지 않다.

한뜸은 복강내 특정 부위의 온도만 높이는 게 아니라 복강 전체의 온도를 높여준다. 복강 내에 암세포가 널리 퍼져 있어도 치료효과가 높은 이유이다. 치료를 하면서 부작용은 거의 없다고 보아도 된다.

한뜸치료의 장점

뜸치료는 암 치료 외에 체력과 면역력을 높여주는 부가적인 효과도 있다. 우리 몸에선 끊임없이 화학작용이 일어난다. 소화도 음식물이 장막을 통과할 수 있을 정도로 작게 잘라내는 과정이고, 세포 내의 미토콘드리아에서 당이나 지질 등을 우리가 쓸 수 있는 ATP라는 형태로 만들어 주는 것도 화학작용이다.

화학작용은 온도에 영향을 받는다. 온도가 올라가면 화학작용이 활성화되고, 온도가 떨어지면 화학작용은 저하된다. 체온이 떨어지면 당연히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화학작용들이 약해진다. 3도만 떨어져도 저체온증으로 의식을 잃을 정도로 우리 몸은 온도에 민감하다. 체온이 저하되면 체내의 화학작용이 저하되어 체력도 떨어지고, 면역력도 저하된다.

암환자들의 체온은 대개 낮은 편이다. 특히 손발과 아랫배가 차진다. 당연히 소화와 흡수, 배설기능 등이 저하된다. 항암을 하는 경우 몸은 더욱 차지게 된다. 심한 경우엔 손발 끝엔 혈액이 잘 공급이 되지 않아 저리고 시린 증상이 나타날 정도이다.

뜸을 뜨면 체온이 올라간다. 복부의 온도가 올라가면 소화기능도 좋아진다. 장의 꿈틀운동도 개선된다. 체력과 면역력도 좋아진다.

암에 따라서 뜸을 뜨는 방식은 달라진다. 복막암은 당연히 배에 뜸을 뜨는 방식이 우선이다. 임독맥의 기운소통에 문제가 있거나 원발암이 간암인 경우엔 배뜸 3회에 등뜸 1회 정도로 뜸의 부위를 바꾸기도 한다.

일부 복막전이암 환자들에겐 뜸의 효과가 제한적인 경우도 있다. 복수가 차서 배가 빵빵하거나, 복부가 두꺼운 환자들에겐 효과가 상대적으로 적다. 복부 전체를 덮고 뜸을 뜨더라도 복벽부터 등까지의 두께 10cm인 환자보다는 20cm인 환자의 치료효과가 적다는 이야기다.

복막전이암이 뚜렷하게 줄어들면 새로운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난소암이 복막으로 전이되어 수술을 할 수 없었던 환자가 한뜸치료 이후 수술을 받고 항암치료를 시작한 케이스도 있다. 원발이 위나 대장인 경우엔 배뜸을 뜨면서 상황이 전체적으로 좋아지기도 하지만 간암 등은 항암치료 등이 병행되어야 한다.

한뜸을 뜨면서 복막전이암 환자들이 삶의 의미를 찾고, 적극적으로 치료를 다시 시작하는 모습을 보면 기쁘다. 적극적인 치료로 원발암까지 잘 관리하는 분을 보면 더 반갑다.

저작권자 © 베리타스알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