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는 산소를 들이 마시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기능을 합니다.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지요. 하지만 폐의 기능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한의학에서는 단순히 호흡을 하는 것 이외에 여러 가지 작용을 한다고 봅니다.
한의학적 폐의 작용
먼저 폐는 우리 몸 전체의 기운을 컨트롤하는 사령탑입니다.(肺者氣之本) 그래서 폐의 기운을 종기(宗氣)라고 합니다. 폐기능이 떨어지면 기력이 떨어지는 이유입니다. 폐는 기운만 주관하는 것이 아니라 피부와 모발과도 연관이 있고, 비장에서 생성한 담(痰)을 저장하는 기능도 합니다.
폐는 스스로 움직이지 못한다
다양한 일을 하는 폐는 다른 장기와 달리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는 특징도 있습니다. 심장이나 위장 대소장 등은 일정한 자극을 받으면 스스로 움직이지만 폐는 그렇지 못합니다. 폐에는 운동을 하게 만드는 근육이 없습니다. 대신 횡격막과 흉과에 붙어 있는 호흡근의 움직임을 통해 수동적으로 움직입니다.
폐는 출입구가 같다
폐는 들고 나는 통로가 하나라는 특징도 있습니다. 공기의 출입이 기관지라는 하나의 통로를 이용해야 합니다. 통로의 단일성은 평소엔 별 문제가 없지만 가래가 많아지면 불편해집니다. 외부로부터 들어온 먼지뿐만 아니라 기관지나 폐세포의 염증 부산물도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 되면 가래의 양이 많아져서 공기의 유통에도 지장을 주기도 합니다.
폐는 건조함을 싫어한다
감기에 걸리지 않으려면 건조한 철에 가습기를 쓰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그 이유는 인후나 기관지 폐세포까지 건조한 공기가 드나들게 되면, 점막이 마르게 되고 상처가 쉽게 생기기 때문입니다. 흡입된 바이러스가 상처를 통해 우리 몸으로 들어올 수 있는 상황이 되는 것입니다. 이렇듯 폐는 다른 장기에 비해 건조해지기 쉽습니다. 그래서 폐기능을 높이는 침이나 한약에 모두 폐를 촉촉하게 만드는 방법이 항상 우선시 됩니다.
가래는 폐를 청소를 한다
가래를 좋게 생각하는 분들은 별로 없습니다. 기침할 때 튀어 나오면 오염된 물질을 본 듯해서 기분이 나빠지기도 합니다. 실제로 폐에 낀 때를 닦아서 밖으로 나온 것이니 지저분한 것도 사실일 것입니다. 하지만 더러움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닦아내는 작용에 주목해야 합니다. 폐는 다른 장기와는 달리 출구와 입구가 하나입니다. 그래서 폐포에 끼어 있던 미세먼지 등 오염물질들을 닦아낸 가래가 기도의 섬모작용에 의해 올라온 후 대부분은 식도를 통해 자연스럽게 넘어갑니다. 그런데 폐의 환경이 바뀌어 가래의 양이 많아지거나 원활하게 올라오지 않으면 기침을 통해 배출하기도 합니다.
폐는 공랭식기관이다
해부학적으로 보면 우리 몸의 장기 중에 폐가 가장 위에 있습니다. 그래서 오장육부가 일하면 생겨나는 열이 모두 폐로 모일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폐는 장부에서 올라온 열을 호흡을 통해 잘 배출시키는 작용도 해주어야 합니다. 평소에는 별 문제 없이 이런 기능을 잘하지요. 그런데 어떤 장기가 열을 지나치게 많이 만들어 폐에 열이 쌓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위의 운동이 약해지면 음식물이 위에 오래 정체되어 필요 없는 열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나오는 기침은 위의 운동을 활성화시켜주면 해결됩니다. 음주나 스트레스로 간열이 많아져도 폐에 열이 찰 수 있겠지요. 맥을 보면 폐에 열이 차있고 그 열이 어디서 올라오는지를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