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양평 서후리 숲에 가서 호젓한 길을 걷고 왔는데 너무 좋았어. 몸이 정화되는 느낌도 있었고, 머리도 맑아지더라.”
“그랬구나. 그런데 나는 산림욕을 좋아하지 않아. 좀 지루하거든. 산림욕보다는 친구들과 운동하는 게 훨씬 좋더라.”
사람들은 이렇게 같은 일을 두고 반응이 다르다.
스트레스도 마찬가지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스트레스 상황을 싫어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부정적으로만 받아들이지 않고, 긍정적인 에너지로 전환하기도 한다.
암과 친구가 돼라
지난주에 읽은 책(암과 싸우지 말고 친구가 돼라, 시그니처, 한만청지음)은 ‘스트레스를 역으로 이용하라’고 강조한다. 스트레스가 건강에 해롭지만, 생각을 바꾸면 얼마든지 건강과 면역력을 개선할 수 있다고 말한다.
서울대학교병원 병원장을 지낸 한만청교수는 1998년에 12cm나 되는 간암 수술을 했고, 2달 뒤에 폐 전체로 전이되어 항암화학요법을 받았다. 걷기도 힘들 정도의 격심한 항암 후유증에 시달렸지만, 폐암도 잘 이겨냈다. 안타깝게도 8년이 지난 2006년에 방광과 간에 암이 다시 생겼지만, 또다시 암을 극복해낸 분이다.
“(스트레스를)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라면 어떻게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는 마인드를 갖자. 스트레스를 주는 모든 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라는 말이다. 잔에 물이 반밖에 남지 않은 게 아니라 반이나 남았다고 생각하라.” (p209)
암 투병 중에 골프를 즐겼던 한만청교수는 공이 잘 맞지 않아서 친구들과의 내기에서 졌을 때의 스트레스도 긍정적으로 풀어냈다. 다음번에는 더 잘 치자고 마음속에서 다짐하고, 내기에서 잃은 2만 원은 친구에게 밥을 한 번 사준 셈 쳤다고 한다.
누구도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다. 그렇다고 마음속의 불편감이나 화를 다 없애기는 힘들다. 마음이 불편해지는 부정적인 스트레스를 잠재우기는 쉽지 않다. 그는 이런 부정적인 스트레스를 진심으로 다음에는 잘 할 수 있도록 목표를 세우고, 열심히 하는 에너지 즉 긍정적인 스트레스로 만들었다.
이분의 책을 읽으면 죽음을 앞에 둔 극한의 상황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긍정적인 스트레스로 바꾼 절절한 노력이 느껴진다. 항암 후유증으로 서 있기도 힘들었고, 한 발 한 발 걷기도 너무 힘들었단다. 체력과 생명력이 고갈되는 것은 물론이고, 절망과 분노로 마음이 너무 힘들었다고 한다. 마음을 다잡고 힘을 내어도 모자랄 판에 분노하고 절망하는 자기 모습을 발견했단다.
이때 분노와 괴로움이 암과 싸우는 과정에서 나타난 마음이고, 이런 분노와 암에 대한 적개심은 자신을 소모시킨다고 결론지었다. 그 이후 한교수는 암을 두려워하지 말자, 암에게 지지 말자고 생각을 정리했다. ‘암은 적으로 돌려 싸운다고 물러날 존재가 아니다’라고 결론지었다. 암을 적이 아닌 친구로 받아들이겠다고 인식을 전환했다.
이후에 콧대 높은 암이란 친구와 맞설 수 있는 자신감과 여유를 가지고 암 치료에 임했다. 한교수는 단시일에 무리하게 승부를 보려 하지 않고 자신이 생각하는 암 치료에 전념했다.
이분의 책을 읽으며 “이런 생각을 하기 쉽지 않다. 누구나 할 수 있는 발상이 아니다. 실천하는 건 너무 힘들 것같다”라는 생각을 수없이 했다. 항상 암 환자들에게 “스트레스를 털어버리셔야 합니다. 마음이 편해져야 면역력이 올라갑니다. 웃으세요. 즐거운 생각을 많이 하세요”라는 말을 하지만 암과 친구가 되라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암을 치료하기 위해선 암에 대한 적개심과 죽음에 대한 공포, 불안, 걱정 등을 벗어난 한교수님의 지혜를 배워야 한다. 이후에 수술, 항암화학요법, 방사선 치료는 물론이고 뜸과 같은 한방 치료를 받으며 암을 줄여 나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
암은 우리 몸의 정상적인 세포가 DNA 수준에서 변해버린 것이다. 나이가 들어가면 비정상적인 세포가 많이 생긴다. 하루에 1천 개 이상이 생겨나기도 한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모든 사람에게 암이 생기지는 않는다. 그 이유는 바로 우리 몸의 면역력 때문이다. 수많은 암세포가 생겨도 우리 몸에선 NK세포 등이 매일 깨끗하게 처리한다. 세포 구석구석까지 철저하게 수색해서 암세포를 제거한다. 혹시 놓친 암세포가 있더라도 다음 날 늦지 않게 없앤다.
문제는 면역력이 약해진 상황이 한두 달 이상 계속되는 것이다. 오랫동안 방치된 암세포는 무한 증식이라는 암의 특성 때문에 급격하게 커진다. 일정한 크기 이상으로 커지면 암세포가 면역세포로부터 숨을 수 있는 위장 능력이 생기기도 한다. 암이 커지면 면역세포가 죽이는 암세포보다 늘어나는 암세포가 많아질 수도 있다. 5년이 지나면 암으로 진단받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암의 시작과 끝은 스트레스
암의 시작과 끝은 스트레스라고 확신한다. 한만청교수의 암 이야기를 오래 한 이유는 스트레스를 잘 대처해 암을 끝낸 분이기 때문이다. 암 치료를 하면서 겪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잘 극복해 성공적으로 치료했다.
암의 시작도 스트레스로 시작한다. 수많은 암 환자에게 “암진단 받기 5년 전후에 격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지 않으셨나요”라고 물으면 95% 정도의 환자가 고개를 끄덕인다. 나는 5년 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한참 생각을 해야 하는데 이들은 질문과 동시에 “맞다’라는 대답을 한다. 피로, 수면부족, 잘못된 식생활도 암이 발병되는 요인이 될 수 있지만 그중에서도 1등은 스트레스라고 확신하는 이유이다.
스트레스는 만병의 원인이다.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면 감기와 같은 가벼운 질병부터 암과 같은 심각한 질환까지 예방할 수도 있고, 치료도 가능하다.
스트레스를 잘 풀어내고 마음이 편해지는 방법으로 웃음치료, 명상, 기도하기, 감사하기, 용서하기, 봉사활동, 즐거운 취미활동 등 수많은 방법이 있다.
한만청교수는 그중에서 생각의 전환을 이야기했다. 부정적인 스트레스를 긍정적인 스트레스로 바꾸란다. 극심한 스트레스도 마음먹기에 따라 잘 관리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