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좋아지는 생체리듬 관리법

맛있는 음식이라도 계속 먹는다면 쉽게 질리기 마련이다. 그것도 1년 아니 10년을 억지로 계속 먹게 된다면 식사시간이 고문과 다름 없을 것이다. 학생들의 공부가 바로 그렇다. 자기 앞에 떨어진 지상과제이지만 초등학교 때부터 계속해온 공부.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언제나 쭉 계속해야만 했다. 지루하고 지겨울 수 밖에 없다. 도중에 운동, 취미생활, 충분한 휴식들이 적절히 가미됐다면 덜 지루했을 텐데 그렇지 못했다. 더구나 중학교 이후엔 공부를 해야 할 시간에 운동을 하거나 취미생활을 즐기는 것은 사치라고 여긴다. 잠도 줄일 정도로 열심히 해야 경쟁에서 살아 남을 수 있다는 부모님의 생각은 자녀들의 생활리듬을 무미건조한 모노톤으로 만들어 버렸다. 이렇게 삭막한 생활에선 학생들의 학습효율은 저하될 수 밖에 없다. 단조로운 자극에 질린 나머지 머리가 무뎌졌기 때문이다.

생활의 리듬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1년 이상 긴 시간을 지속적으로 공부를 시키는 것이 아니라 1주일 정도로 짧게 끊어 계획을 세우고 공부를 하게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 공부시간만으로 도배된 계획표는 바람직하지 않다. 주말에 가족과 함께 탁구를 치기도 하고 재미있는 책에 몰입하기도 하는 시간을 확보, 한 주일을 마감하고 새로운 일주일을 시작하는 기분이 들게 만들어 주어야 한다. 생활에 리듬이 생기면 학습효율이 향상된다. 머리가 좋아진다.

 

<일주일 계획>

학생들의 생활계획을 일주일 단위로 잡으라는 말은 물론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의 장기적인 플랜을 무시하라는 말은 아니다. 고3이어서 10개월 정도가 남아 있으면 목표하는 성적과 공부량이 있을 것이다. 이를 분할해 학기중과 방학의 중장기 목표로 나누고 또다시 월간 단위의 공부계획으로 세분해야 하는 것이 합리적이란 얘기다. 그 다음 월 단위의 목표를 다시 4개로 나누면 주간단위 목표로 구체화된다.

일주일 정도의 학습계획이면 전체과목의 공부시간을 적절히 배분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학교수업 후 혼자서 공부할 수 있는 시간과 주말시간을 합해보면 길게는 60시간 정도까지 나온다. 이 중에 적절한 휴식시간은 10시간 이내가 바람직할 것이다. 황앤리 학습연구소에서 권하는 휴식시간은 5시간 정도. 돌발적인 상황 때문에 계획이 어그러지는 경우를 대비해 예비시간을 5시간을 별도로 마련하면 일주일 공부시간은 50시간 정도다. 이 시간을 과목별로 할당한 다음 요일별로 적절히 안배하면 짜임새 있는 계획표를 작성할 수 있다.

이 때에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부분이 휴식시간의 배치다. 매일 조금씩 쉬는 시간을 배정할 수도 있지만 주말에 통째로 5시간을 쉬는 방법이 좋다고 본다. 5시간 정도면 푹 쉰다는 느낌을 갖을 수 있다. 삭막한 수험생활에서 이런 마음 편한 휴식은 오아시스가 될 수 있다. 일주일 동안 열심히 노력한 후에 갖는 달콤한 휴식은 생활리듬을 살릴 수 있는 포인트가 된다. 이 휴식으로 한 주일을 마감하고, 휴식이 끝나면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되는 것이다. 휴식도 공부를 완전히 잊어버릴 정도로 몰입할 수 있다면 수험생활이 덜 지루할 수 있다. 가족과 함께하는 운동도 좋고 친구와 영화구경도 나쁘지 않다. 휴식시간에 게임을 하는 것보다는 재미있는 책에 푹 빠져 지내거나 운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황앤리에선 이 시간을 자기보상 시간이라고 한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는 광고 카피처럼 “열심히 공부한 그대 쉴 자격이 있다”는 말이다. 책상을 벗어나고 싶은 유혹이 있더라도 주말 휴식을 생각하며 열심히 공부할 수도 있다. 지루한 공부를 계획대로 수행했다면 그 휴식 또한 꿀맛 같을 것이다. 휴식시간에 스트레스를 날려 보낼 수 있다면 공부의 효율은 높아질 것이다.

 

<하루리듬>

일주일 계획이 마련되면 하루하루는 실행만이 남게 된다. 지루하더라도 꾸준한 실행이 있을 뿐이다. 다만 하루리듬의 중심을 어디로 잡느냐는 문제가 생긴다. 일주일의 중심이 휴식시간 이었다면 하루의 중심은 잠자는 시간으로 잡는 것이 좋다. 즉 잠자리에 드는 시간과 수면시간의 길이, 수면의 질 등이 하루리듬을 좌우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잠자는 시간을 일정하게 만드는게 중요하다. 학생들은 학원, 과외, 게임, 채팅 때문에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일정하지 않은 때가 많다. 물론 수면길이도 들쭉날쭉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수면관리는 가뜩이나 피곤한 몸을 더 피로하게 만드는 행동이다. 인체는 나름대로 리듬을 가지고 있다. 이 리듬이 계속 유지되면 피로가 덜하지만 리듬이 매일 바뀌면 몸은 바뀐 상황에 적응하느라 피로가 가중된다.

수면시간의 변화로 인한 문제는 외국여행시에 느끼는 시차적응에서 잘 나타난다. 시차가 3~4시간 나는 곳을 여행해도, 생활리듬의 변화로 인해 제대로 잔 것 같은데도 낮에 노곤하고 피곤을 느낀다.

그런데 학생들은 잠자는 시간을 일정하게 만들지 않고 12시에 자다가 새벽 세 네시에 자기도 하면서 자기의 수면리듬을 흔들어 놓는다. 몸을 더 피로하게 만들고 머리 속도 멍하게 만드는 행동을 하는 것이다. 가능하면 잠자는 시간을 일정하게 만들어 놓아야 한다. 규칙적인 생활은 몸의 컨디션을 최상으로 만들기 위한 기본원칙이다.

그러면 일정하게 몇 시 정도에 자는 것이 바람직할까.

밤 10시부터 새벽4시까지 자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수면이다. 인간이 지구상에 나타난 후 3백만년 동안 해가 지면 잠을 자고 해뜨기 전에 일어나는 생활을 해왔다. 오랫동안 인간의 수면시간은 요즘의 올빼미형이 아닌 ‘아침형’으로 유전자 내에 프로그램화 되었다는 것이다. 그 결과, 피로회복과 연관된 물질들이 밤 10시부터 새벽2시 사이에 가장 많이 분비된다. 새벽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올빼미형’ 보다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아침형인간’이 바람직하다는 얘기다. 현실적으로 학원, 과외 때문에 10시에 자기 힘들다는 점을 고려해도 밤 12시에는 자야 한다. 하루 수면은 6~7시간 정도가 바람직 하다고 볼 때에 12시엔 잠자리에 들어야 적절한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새벽에 하는 공부의 효율이 좋다고 말하는 학생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새벽공부는 하루의 생활리듬을 뒤흔들어 놓는 마이너스 효과가 더 크다. 학교나 수능시험이나 학생들이 접해야 하는 상황은 올빼미형보다는 아침형에게 유리하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늦게 자는 학생들의 하루 일과를 살펴보면 잘 나타난다. 새벽3시 넘어서 자더라도 일어나는 시간은 등교시간에 맞추어야 한다. 4시간도 못자고 일어나 정신이 없는 상태에서 아침밥을 잘 챙겨먹는 학생들은 별로 없다. 이 상태로 학교에 가면 업어져 자게 된다. 수면부족으로 머리가 멍한데다 식사를 못해 영양이 머리에 공급되지 못하니 보나마나다. 집에서 편하게 두 시간만 더 자도 머리가 맑을텐데, 학교에서 불편한 자세로 서너시간이나 비몽사몽이다. 그래도 몸의 컨디션은 좋아지지 않는다.

더구나 올빼매형 생활리듬으론 수능에서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다. 아침형의 머리도 잠에서 깬지 2~3시간은 지나야 원활하게 돌아가기 시작한다. 올빼미형이라면 어느날 갑자기 일찍 일어난다고 해도 머리회전이 잘 될 리가 없다. 책상에 엎드려 자던 시간엔 졸음이 쏟아지기 마련이다. 이런 상황에선 1교시 언어영억의 시험을 망치기 십상이다. 가뜩이나 긴장한 상황에서 수면부족과 생활리듬의 문제가 겹친다면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9시 전에 시험이 시작되므로 늦어도 6~7시엔 일어나야 한다. 그것도 비교적 산뜻하게 일어날 수 있어야 한다.

수면리듬을 아침형으로 바꾸는 것이 쉽지는 않다. 하루아침에 이뤄지지도 않는다. 하지만 아침형으로 바꾸고 나면 학습의 효율이 증가되고 머리가 맑아지게 된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면 하루가 길어지는 느낌을 받는다. 실제로 일에 집중하며 지내는 시간도 길어진다. 아침기상 시간이 앞당겨지면 하루의 출발이 여유있게 된다. 아침식사도 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하루 계획을 차분히 생각해보며 출발할 수 있다.

학교에 도착해서도 조는 시간이 줄어든다. 수업에 집중할 수 있고 낭비하는 시간이 줄어든다. 자기 힘으로 아침 일찍 일어나게 되면 하루의 리듬을 유지하고 싶은 생각이 강해진다. 하품을 하고 눈을 비비며 하루를 시작하는 학생들의 생활리듬의 근본이 게으름이라면, 일찍 일어나 자기주도적인 생활리듬을 유지하려는 학생들의 리듬엔 성실함이 깔려있다. 생활리듬도 능동과 수동적인 측면으로 대조적이다.

아침형 생활엔 공부시간의 손실도 적은 편이다. 일찍 일어나 공부를 하는데 문자를 보내거나 전화를 걸어 방해할 친구는 거의 없다. 새벽까지 공부를 하다 보면 게임과 채팅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 친구들의 잦은 문자와 전화도 학습의 방해요인이 된다.

 

<잠자는 시간은 줄이지 말자>

 

잠자는 시간을 가능한 줄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학생들과 부모님이 많다. 현재의 입시도 예전과 다름없이 4당5락일 정도로 잠을 줄여가며 공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잠을 푹 자고는 좋은 대학에 들어갈 수 없다고 보는 것이다. 워낙 확고한 믿음이어서 잠은 푹 자야 한다고 설명하면 이상한 사람 취급받기 십상이다. 공부시간을 늘리는게 무슨 문제를 일으키느냐는 반응이다. 공부는 오래하면 할수록 성적이 올라간다는 믿음이다. 4시간만 자면서 생활했던 나폴레옹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수능에선 푹 자면서 나머지 깨어 있는 시간 동안 최대한 맑은 머리로 집무에 임한 처칠형이 더 이상적이다. 부모님 세대의 잠에 관한 상식으로 통하는 사당오락(四當五落)의 통념은 학력고사 때나 적합한 방식이다. 수능에선 수면부족은 치명적이다. 또 보통사람이 나폴레옹의 생활습관을이 방법을 택할 경우 오히려 깨어있는 시간의 효율을 떨어뜨리는 역효과로 나타나기 십상이다.

실제 임상에서도 수면부족으로 학습효율이 극도로 떨어진 학생들이 아주 흔하다. S여고 J양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하루 5시간을 자면서 열심히 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는 학생이었다. 상담을 해보니 항상 머리가 혼미하고 당연히 기억력과 집중력도 저하된 상태였다. 만성피로, 두통, 부정적인 심리상태 등이 주증상인 수면박탈현상 까지도 보였다.

수능성적 상위 0.1% 이내의 학생들을 100명 조사하면서도 잠에 대한 결론은 처칠이었다. 수능 상위 0.1% 학생들은 80%가 6시간 이상 자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효율적 공부의 기반이 집중력, 체력이라는 점을 체험적으로 알고 있는 학생들은 잠을 줄이지 않는다. 깨어있는 동안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얘기다. 건강을 우선하는 의사들이 권고하는 수면시간은 7시간 이상. 최근 하버드대의 연구는 사람마다 생체시계가 달라서 6시간 이하로 자도 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일부는 9시간 정도 자야 한다고 보고했다.

깨어있는 동안 최대의 효율을 낼 수 있는 방법으로 처칠의 방법론은 유용하다. 2~3시간 단위로 10분 정도의 짧은 낮잠을 자주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잠과 깨어있는 시간 모두 효율을 높이는데 있다. 잠도 숙면으로,깨어있는 동안에도 최대한 맑은 머리로…물론 개인차가 있을 수 있지만 밤에 자는 시간과 나눠 자는 낮잠을 합쳐 6시간 안팎이 가장 바람직한 수면 시간이라는 게 다양한 케이스를 접해본 경험의 결론이다.